
충장로 음악다방에서 흘러나오던 노랫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하구만. 젊은 날 교단에 서기 시작할 무렵인가, 월급을 타서 처음으로 내 손으로 카세트 테이프를 하나 샀었어. 남인수의 아리랑 같은 옛 노래도 좋았지만, 그때 그 시절 청춘들의 마음을 울리던 통기타 가요 앨범이었지. 조용필 씨의 노래였던가, 자글거리는 테이프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방안에 가득 차던 그 온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 요즘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온 세상 음악이 다 나오지만, 그 시절엔 테이프가 늘어질라치면 연필로 구멍을 끼워 돌려가며 듣던 그 맛이 있었어. 비록 테이프는 세월 속에 사라지고 없지만, 그 음악을 틀어놓고 교재 연구를 하던 젊은 날의 내 모습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따뜻한 선율처럼 남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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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문방구 앞 불량식품 하니까 내 어릴 적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오네. 우리 어릴 때는 학교 끝나기 무섭게 문방구 앞 구멍가게로 달려가기 바빴잖아. 십 원짜리 동전 몇 개 쥐고 쫀드기나 아폴로 하나 물면 세상 부러울 게 없었지. 불에 살짝 구워 먹는 쫀드기는 또 어찌나 그 맛이 꿀맛이던지 말이야. 지금 생각하면 그게 몸에 좋은 것도 아니었지만, 그 시절엔 그게 우리 삶의 작은 낙이었다 아이가. 돈은 없어도 입은 즐거웠던 그때 그 시절이 참 그립네그려. 오늘 저녁엔 시장 끝에 구운 쥐포라도 하나 사서 옛 추억에 잠겨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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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거시기 허네, 오늘 질문을 듣자마자 까마득한 옛날 일이 눈앞에 선하게 펼쳐지구만 그려. 내 어릴 적엔 충장로 골목골목이 온통 우리들 놀이터였지.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동무들과 모여 앉아 종이를 곱게 접어 딱지를 만들던 기억이 여전해. 딱지 한 장 바닥에 내리칠 때마다 온 동네가 떠나가라 고함치며 웃던 그 시절이 참 좋았어. 지금 생각해보면 참 별거 아닌 놀이였는데, 그때는 그 작은 종이딱지 하나에 온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가슴이 뛰었단 말이지. 이맘때쯤 되면 각양각색으로 색종이 접던 손끝의 감촉이랑, 해 질 녘 골목길에 은은하게 퍼지던 밥짓는 냄새가 유독 그리워져. 비록 세월이 흘러 머리엔 하얀 서리가 내렸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그때 그 시절의 순수했던 소년 광호가 여전히 살아있는가 봐. 오늘 저녁에는 오랜만에 옛 친구한테 전화 한 통 넣어봐야겠어, 그 시절 이야기나 두루뭉술하게 나누면서 목소리나 한 번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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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 앉아 가만히 창밖을 보는데,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네. 내가 스물 살 무렵이었나, 우리 집 양반 군대 첫 휴가 나온다고 해서 새벽부터 도시락 싸 들고 버스 정류장에서 발을 동동 굴렀던 기억 말이야. 멀리서 군복 입고 쭈뼛거리며 걸어오는데, 그 까만 얼굴이 어찌나 반가운지 눈물이 다 핑 돌았지 뭐야. 나를 보자마자 멋쩍게 웃으면서 품에서 주섬주섬 뭘 꺼내는데, 온통 구겨진 손편지랑 휴가증이더라고. 그땐 참 별거 아닌 일에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눈물이 많았던 시절이었어. 미용실 의자에 앉아 손님들 사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문득문득 그때 그 파릇파릇했던 우리 모습이 떠올라서 혼자 피식 웃게 돼. 세월은 참 빨리도 흘렀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아직도 그 시절 설렘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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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전 일인데도 첫 월급 타던 날은 눈에 선하네. 스무 살 무렵에 방직공장에 들어가서 첫달 바짝 일하고 손에 쥔 하얀 봉투였어. 남들처럼 멋진 걸 사기보다는 우리 엄마 구두 한 쌍 사드리고 싶더라고. 시장 구경 가셔서 신발 밑창 닳도록 걸어 다니시던 게 자꾸 눈에 밟혀서 말이야. 빨간 양은솥에 꼬깃꼬깃한 돈 세어가며 구두전에서 제일 튼튼한 놈으로 골라 안겨드렸지. 엄마가 남사스럽다면서도 입이 귀에 걸려서 좋아하시던 그 웃음소리가 아직도 내 귀에 쟁쟁해. 내 손으로 벌어 누굴 처음 기쁘게 해준 날이라 그런가, 그 시절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 한구석이 훈훈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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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한 옛날 얘기구만. 내 젊은 시절에 시내버스 핸들 잡고 처음으로 손에 쥐었던 첫 월급 말이지비. 봉투가 두툼하이 참 묵직했어. 그 돈을 받자마자 제일 먼저 생각난 사람이 우리 어머니구만. 버스 타고 시장에 나가서 어머니 좋아하시는 따뜻한 겨울 내복 한 벌이랑 쫄깃한 영광굴비 한 두름을 샀지비. 어머니한테 부끄러워서 툭 던지듯 드렸는데, 우리 어머니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 웃음꽃이 피던 게 아직도 눈에 선하네. 지금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서 제일 뿌듯하고 값진 돈 쓰기였어. 세월이 참 많이 흘렀지만, 그 첫 월급의 온기는 아직도 내 가슴 깊은 곳에 남아있다 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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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그 옛날 수학여행 갈 때 타던 완행열차 말이가. 지금 생각하면 참 까마득한 옛날이네. 부산역을 떠나서 경주로 가는데, 기차가 얼마나 느릿느릿 가는지 원. 철길 위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안 하나. 객차 안에는 시끄러울 정도로 웃고 떠드는 아이들 목소리로 가득 찼고, 창밖으로는 바다랑 논밭이 번갈아 가면서 지나갔제. 친구들이랑 어설픈 솜씨로 삶은 계란 나눠 먹던 그 재미는 지금도 못 잊는다. 평생 조선소 불꽃 튀는 데서 용접봉만 잡고 살았지만, 그 시절 기차 타고 달리던 기억은 내 가슴 구석에 참 따뜻하게 남아 있네. 그 느려 터진 기차처럼, 내 인생도 참 숨 가쁘게 달려왔지만 오늘 따라 그 시절 완행열차의 느긋함이 참 그립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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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공단서 허리가 휘어지게 일하고 겨우 한 숨 돌리던 시절이었어. 월급봉투 하나 쥐고 시장 가다 가전제품 가게 앞을 지나는디, 흘러나오는 노랫소리가 참 구수하니 좋더라고. 그기 바로 내 손으로 처음 산 카세트 테이프였지.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거 말구, 온전히 내 품삯으로 산 첫 물건이라 그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 을매나 귀하게 보였는지 몰라. 퇴근하고 돌아와서 밥솥에 밥 올려두고는 다 늘어질 때까지 그 테이프만 주구장창 돌려들었어. 고단했던 하루 끝에 그 노랫소리가 나한티는 참 큰 위로였지. 지금은 그 테이프가 어디 갔는지 원도 없지만, 그 시절의 설레던 맘만큼은 아직도 가슴 한구석에 뜨스하게 남아 있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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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연탄불 냄새라 카면 내사 마 눈감고도 알지. 우리 어릴 때는 아침마다 골목길마다 연탄 갈아 끼우는 냄새가 진동을 안 했나. 시장에 장사 시작하고부터는 새벽부터 가게 앞에 불 피운다고 바빴지. 집집마다 구멍 열두 개짜리 연탄 집게로 척 집어 들고 쏙 갈아 끼우던 그 손맛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 가끔 냄새가 방 안으로 새어 들어가서 머리가 띵하기도 하고, 동치미 국물 한 사발 들이키면 싹 내려가던 그 시절이 참 별거 아닌데도 그립다. 요즘이야 보일러가 좋아져서 보기 힘들지만, 문득 그 매콤하면서도 구수한 냄새가 코끝을 스치면 그때 그 고생스럽지만 악착같이 살던 우리 젊은 날이 생각나서 피식 웃음이 난다. 참 열심히도 살았지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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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니 옛생각이 절로 나네. 내 어릴 적에는 겨울만 되면 동네 앞내 냇물이 아주 icycles처럼 icycles 꽁꽁 얼었어. 오빠야가 짚신 삼아 만든 썰매를 끌고 가면, 해가 져서 볼이 빨개져도 집에도 안 들어오고 놀았지. 치맛자락이 얼어붙는 줄도 모르고 얼음 지판을 지치던 그 재미가 참 쏠쏠했는데 말이야. 맏며느리로 살면서 고단하고 바쁘게만 늙어간 줄 알았더니, 이맘때쯤 되면 구수한 옛추억이 마음 한구석을 따뜻하게 데워주네. 다들 얼어붙은 날씨에도 마음만큼은 따뜻하게 보내시길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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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맘때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면 내사마 옛날 우리 새끼들 어렸을 때 학교 운동회 하던 날이 제일먼저 생각난다 아이가. 새벽부터 일어나가 하얀 쌀밥에 참기름 냄새 폴폴 풍기며 김밥 말던 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데이. 시장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도 그날만큼은 새벽 공기 마시며 양은도시락 가득 김밥을 싸, 낑낑대며 운동장 스탠드에 자리를 잡았지비. 햄이랑 맛살은 별로 없어도 단무지랑 시금치 듬뿍 넣고 굵직하게 만 엄마표 김밥이야 말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보약이었다 아이가. 땀 뻘뻘 흘리며 이어달리기 뛰고 난 뒤에 온 가족이 둘러앉아 서리 낀 사이다랑 같이 입이 터지도록 밀어 넣던 그 김밥 맛은 지금도 돈 주고는 못 사 먹는 최고의 진수성찬이라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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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옛날 생각 나네. 우리 애들 어릴 적에 가을 운동회만 되면 새벽부터 눈이 번쩍 떠졌어. 시장에서 장사하느라 바빠도 그날만큼은 새벽 네 시부터 일어나서 참기름 냄새 고소하게 풍기며 김밥을 말았지. 양은 냄비에 한가득 싸 가지고 학교 스탠드 밑에 자릴 잡으면, 우리 애들이랑 친구들이 벌떼처럼 몰려와서 입을 벌렸어. 햄이랑 맛살이 비싸서 잘 못 넣어도 시금치랑 계란 듬뿍 넣고 꽁다리 툭툭 잘라 주면 그게 그렇게 맛있었어. 지금은 사 먹는 게 더 편하고 좋은 세상이지만, 그 시절에 온 가족이 땀 흘리며 모여 앉아 먹던 그 짭조름한 김밥 맛은 절대 못 따라와. 허연 밥알에 엄마 손맛이 듬뿍 담겼던 그때가 참 그립고 따뜻했던 만두 같은 시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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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이 종이로 하는 놀이를 보면 옛날 생각이 참 많이 나요. 우리 어릴 적에는 골목마다 앉아서 딱지치기 하느라 해가 저무는 줄도 몰랐지 뭐예요. 두꺼운 공책 표지를 뜯어서 네모지게 접고, 그걸 땅바닥에 내리치며 넘어가라 소리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손바닥이 빨갛게 부어오르는지도 모르고 이기고 싶어서 악을 쓰던 그 시절이 참 그립네요. 그때 같이 딱지 치던 친구들은 다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문득 그 순하디 순했던 얼굴들이 보고 싶어지는 오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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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엔 탄광에서 매일매일 시커먼 석탄가루 뒤집어쓰고 살았지. 그 험한 시절에 동무들하고 산기슭에 허름한 판자 하나 얹어놓고 우리들만의 아지트를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별거 있겄나, 고단한 일 끝나고 거기 모여 앉아 감자 몇 개 구워 먹으며 낄낄거리던 게 전부였지. 입 꾹 다물고 살던 시절이라 그 좁은 움막이 우리한테는 유일한 숨구멍이었어. 이제 다 옛날 얘기고 친구들도 다 떠났지만, 문득 그때 그 흙냄새랑 웃음소리가 그립구먼. 참 치열하게도 살았고, 또 그만큼 정겹던 시절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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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아들 군대 가고 첫 휴가 나온 날은 아직도 눈에 선하네. 서문시장 골목에서 포목 장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그날은 가게 문도 잠시 닫고 동대구역으로 한달음에 달려갔지. 멀리서 까만 제복 입고 쭈뼛쭈뼛 걸어오는 아들을 보자마자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참 혼났구먼. 에구, 이 가시나 같은 게 군대 가더니 의젓해져서 내 품에 쏙 안기더라고. 그때 그 애틋함은 겪어본 엄마들만 알 거야. 역 앞에서 뜨끈한 국밥 한 그릇 먹이는데,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 말이 딱 그 말이었어. 그날 밤엔 아들 손잡고 시장 구경도 하고, 헤어지기 싫어 밤새 이 얘기 저 얘기 꽃을 피웠지. 세월 참 빠르다 싶으면서도, 그 시절의 따뜻한 기억이 오늘따라 참 그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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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사람들은 도시락 싸들고 다닌 시절을 알랑가 몰라. 내 어릴 적엔 학교 가기 바빠도 가방 속에 어무이가 싸준 양은 도시락 하나씩은 꼭 챙겨 넣었지. 수업 중에 꼬르륵 소리가 나면 시간 가기만 눈빠지게 기다렸구먼. 그 시절엔 뭐 맛난 게 있간디. 허연 쌀밥 밑에 짭조름한 멸치볶음이나 장아찌가 전부였어. 1교시 끝나기 무섭게 배가 고파서 짝꿍 몰래 뚜껑을 살짝 열고 젓가락으로 집어먹던 그 맛이란, 세상 어떤 진수성찬도 안 부러웠지. 선생님 눈치 보면서 조심조심 집어먹던 그 짭조름한 멸치 맛이 아직도 입안에 맴도는 것만 같아. 지금은 밥상에 먹을 게 넘쳐나도 그 시절 그 찬밥 도시락 까먹던 재미는 절대 못 따라오는 법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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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눈이 오려는지 아침부터 바람이 뼈끝까지 찡하네. 이런 날이면 우리 영감 생각도 나고, 옛날 시장 구석에서 떡볶이 불 피우던 때가 생생해. 다들 첫눈 오면 누구를 만날까 설레겠지만, 내년이면 칠순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누구를 따로 만나겄어. 내가 만나기로 한 사람은 바로 거울 속에 있는 나 자신이제. 평생 남들 입에 맛있는 거 넣어준다고 고생한 내 손 잡고, 따뜻한 유자차나 한 잔 사 먹일라네. 눈길 걸어오느라 애썼다꼬 셀프 칭찬도 해주고 말이야. 우리 동네 이웃들도 오늘 하루는 남 챙기지 말고 거울 속 자기 자신하고 오붓하게 데이트 한 번 해보쇼. 그것이 진짜로 복이고 행복이제, 뭐 별거 있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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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노릇 하던 시절이 눈에 선한데, 문득 어릴 적 보던 만화 영화 주제가가 생각나는구만요. 내 어렸을 적엔 TV 보기가 참 귀했지라. 해 질 녘이면 동네 아이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흑백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만화 주제가를 목청껏 따라 부르곤 했었소. 그때 그 '똘이 장군'이나 '황금박쥐' 노래는 지금도 입가에 맴돌아. 세월이 흘러 내가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도, 운동회 날이나 소풍 갈 때면 아이들과 함께 만화 주제가를 부르며 웃음 짓곤 했소이다. 노래라는 게 참 신기해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지나간 세월의 풍경들이 영화처럼 싹 스쳐 지나가단 말이지. 오늘 저녁엔 옛 추억을 곱씹으며 그 시절 노래들을 조용히 흥얼거려 봐야겠소. 비록 몸은 예전 같지 않아도, 마음만큼은 그때 그 시절 개구쟁이 소년으로 돌아간 것 같아 참 따뜻하고 흐뭇한 하루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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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손님들이 옛날 이야기를 물어보면 문득 어릴 적 동네 만화가게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 손에 꼬깃꼬깃 접은 백 원짜리 동전 몇 개 꼭 쥐고,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가던 그 설렘은 아직도 생생해. 퀴퀴한 종이 냄새랑 연탄난로 위에서 끓던 주전자 소리까지 참 정겨웠지. 거기 앉아서 만화책 한 장 한 장 넘기면 세상 부러울 게 없었어. 옆에 친구랑 만화책 바꿔 보면서 낄낄거리던 기억도 나고 말이야. 그때는 시간이 그렇게 느리게 갔는데, 돌아보면 어쩜 그리 금방 지나갔는지 몰라. 오늘따라 그 시절 꼬마 애자 모습이 눈에 선해서 가슴이 따뜻해지네. 다들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그 시절 동전 몇 개씩은 품고 사는 거겠지. 우리 이웃님들도 오늘 하루는 바쁜 거 잠시 내려놓고 고운 옛추억 하나씩 꺼내보셨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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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시절 동네 어귀에 있던 빨간 우체통은 참 고마운 물건이었어. 육지로 떠난 삼춘한테 소식 전할 때도, 멀리 사는 친구한테 편지 한 장 보낼 때도 그 녀석 배가 볼록해지도록 집어넣곤 했지. 까막눈이던 우리 어머니는 대필해 준 편지를 부칠 때마다 우체통을 쓰다듬으며 복을 비셨어. 물질하느라 바빠서 편지 한 통 마음 놓고 쓰기 힘든 세월이었지만, 우체통 앞에서 부리던 설렘만큼은 아직도 생생해.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하려고 빨갛게 입 벌리고 있던 그 모습이 참 정겨웠어. 스마트폰이다 뭐다 해서 요즘은 편지 볼 일이 드물어졌지만, 가끔은 그 옛날 빨간 우체통에 손편지 한 통 꾹꾹 눌러 담아 부치던 시절이 그립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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