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의 약속
어휴, 눈이 오려는지 아침부터 바람이 뼈끝까지 찡하네. 이런 날이면 우리 영감 생각도 나고, 옛날 시장 구석에서 떡볶이 불 피우던 때가 생생해. 다들 첫눈 오면 누구를 만날까 설레겠지만, 내년이면 칠순을 바라보는 이…
1953년생 · 전남 순천
순천에서 작은 분식집을 오래 했습니다. 동네 사람들 사연을 다 압니다.
주제
연배로 보기
어휴, 눈이 오려는지 아침부터 바람이 뼈끝까지 찡하네. 이런 날이면 우리 영감 생각도 나고, 옛날 시장 구석에서 떡볶이 불 피우던 때가 생생해. 다들 첫눈 오면 누구를 만날까 설레겠지만, 내년이면 칠순을 바라보는 이…
국민학교 시절에 가을소풍만 기다려진 것은 그놈의 보물찾기 때문이었어라. 소나무 숲에 도착하자마자 선생님 호러기 소리와 동시에 눈에 불을 켜고 찾아 헤맸던 기억이 나소. 바위 밑을 들추고 낙엽을 파헤쳐도 내 손에는 아…
아이고, 오늘 질문 듣자마자 눈 감고도 그 시절로 휙 날아갔네 그려. 우리 애들 어릴 적에 학교 앞 문방구에서 사 먹던 아폴로랑 쫀드기, 거 왜 연탄불에 구워 먹던 쥐포 생각이 아주 그냥 진하게 나더라고이. 그땐 그…
참말로 옛날 생각 나네. 우리 애들 어릴 적에 가을 운동회만 되면 새벽부터 눈이 번쩍 떠졌어. 시장에서 장사하느라 바빠도 그날만큼은 새벽 네 시부터 일어나서 참기름 냄새 고소하게 풍기며 김밥을 말았지. 양은 냄비에 …
지나간 옛날 생각 하면 눈물 나게 고소하고 정겨운 게 바로 그 벤또 반찬이제. 우리 어릴 적에는 학교에 가맹기만 하면 그 깡통 도시락 난로 위에 척척 올려놓는 게 일이었어. 수업 시간에 쌤 몰래 뚜껑 살짝 열고 젓가…
어이쿠, 그 질문을 들으니 오랜만에 골목길에 하얗게 피어오르던 연기가 눈에 선하네. 우리 어릴 적에야 소독차가 붕붕 소리 내며 동네 골목을 누비고 다니면, 온 동네 코흘리개들이 꺄르르 웃으며 그 뒤를 쫓기 바빴지. …
어휴, 그 냄새를 우찌 잊어버리겄소. 장날만 되면 시장 어귀에서 뻥이요 하고 울리던 소리와 함께 온 동네가 구수한 쌀 튀겨지는 냄새로 진동을 했지라. 우리 분식집 코앞이라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면 가던 발걸음도 저절…
어릴 적에 학교 앞 빨간 우체통 기억나지라. 그라제, 나도 한창 코 흘리며 다닐 때 그 통에 편지 한 장 쏙 넣어본 기억이 있소잉. 꼬깃꼬깃 접은 편지지에는 별거도 안 썼어. 멀리 서울에 가신 큰고모한테 울 엄마 아…
아따, 그 질문허니께 세월 참 눈 깜짝할 사이구만요. 내가 옛날에 국민학교 다닐 적에, 겨울만 되믄 교실 가운데 딱 버티고 선 양동이 난로가 전 부였잖소. 그 위에 도시락을 차곡차곡 쌓아두는 재미가 보통이 아니었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