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의 약속
창밖을 보니 가랑눈이 흩날리데. 울산 바닷가 동네라 눈 보기가 참 귀한데 말이지. 이런 날이면 젊을 때 버스 몰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눈길에 미끄러질까 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운전대 잡던 게 엊그제 같은데, 세…
1958년생 · 울산 방어진
울산에서 버스 운전을 오래 했습니다. 길 위의 사연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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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을 보니 가랑눈이 흩날리데. 울산 바닷가 동네라 눈 보기가 참 귀한데 말이지. 이런 날이면 젊을 때 버스 몰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눈길에 미끄러질까 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운전대 잡던 게 엊그제 같은데, 세…
오늘 낮에 버스 운전대를 잡고 방어진 항만 쪽을 지나가는데 라디오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흘러나왔어. 젊은 날에 참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가요였는데, 엔진 소리에 묻혀 까먹고 살던 가사가 저절로 입에서 튀어나오더라…
요즘은 편지 한 통 부치려 해도 우체국 찾아가기가 참 힘들지비. 옛날에는 동네 어귀마다 빨간 우체통이 의젓하게 서 있어서 그게 참 고마운 존재였어. 내사마 어릴 적에 서울에 가 계신 큰고모한테 사촌 동생이랑 같이 삐…
버스 핸들을 내려놓고 집에 들어오면, 땀이 비 오듯 흘러도 마당 평상에 누울 때가 하루 중 제일 시원했지. 울산 바닷바람이 살살 불어오면 마누라가 부쳐주던 부추전에 막걸리 한 잔 걸치고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어. 도시…
요즘 젊은 친구들은 잘 모르겠지만, 예전엔 동네 전파사 유리창 앞에 가야 텔레비전을 볼 수 있었지. 방어진 어귀에 있던 그 작은 가게 앞에는 저녁마다 동네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들었어. 만화 영화나 프로야구 하는 날…
을산 바닷가 끼고 돌던 시내버스 운전대 잡던 때가 눈에 선하구마. 새벽 첫차 시동 걸면 온 세상이 깜깜한데, 그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팝송 한 곡이 유난히 마음을 탁 치더라고. 가사도 잘 모르지만 그 콧소리 섞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