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처음 샀던 그 테이프
내 평생 바다 보며 용접봉만 쥐고 살았지만, 젊은 날에 음악 좋아하던 시절이 왜 없었겠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돈 주고 처음 산 카세트 테이프가 기억나네. 다방 디스크판에서 흘러나오던 조용필 노래가 너무 좋아서, …
1949년생 · 부산 영도
영도 조선소에서 잔뼈가 굵은 기술자. 땀 흘려 일하던 시절을 자랑스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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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 바다 보며 용접봉만 쥐고 살았지만, 젊은 날에 음악 좋아하던 시절이 왜 없었겠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돈 주고 처음 산 카세트 테이프가 기억나네. 다방 디스크판에서 흘러나오던 조용필 노래가 너무 좋아서, …
와, 그 옛날 수학여행 갈 때 타던 완행열차 말이가. 지금 생각하면 참 까마득한 옛날이네. 부산역을 떠나서 경주로 가는데, 기차가 얼마나 느릿느릿 가는지 원. 철길 위에서 덜컹거리는 소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안 …
오늘 낮에 골목길을 걷는데 어디선가 낯익은 팝송 가락이 흘러나오더라고. 젊은 날에 조선소 철판 두드리며 일할 때, 현장 라디오에서 귀가이 아프게 나오던 그 노랜기라. 가사 뜻도 모리면서 흥얼거리던 비틀즈 노래였지 싶…
내 고등학교 시절은 온통 시커먼 쇳내와 바닷바람 속이었지마는, 가끔은 교실 책상 밑에서 몰래 보던 만화책 한 권이 큰 낙이었데이. 그 시절에 남포동 만화방에서 빌려온 '보물섬' 같은 책을 수학 책 밑에 싹 숨겨놓고 …
아이고, 까마득한 옛날 일이구만. 칠십 년생 생쌀 같은 이십대 초반에 영도 조선소 첫 출근한다고 전날 밤부터 설쳤던 기억이 생생해. 그 시절에 뭐 별거 있나. 시장바닥에서 큰맘 먹고 국산 워커랑 빳빳한 남방 한 벌 …
젊은 시절 조선소에서 일할 때 차고 다니던 손목시계가 하나 있었어. 월급 모아 큰맘 먹고 산 거라 참 애지중지했지. 그런데 어느 날 퇴근길에 보니 손목이 허전한 거야. 땀 닦다가 어디다 흘렸는지 아무리 찾아도 안 보…
내 평생 조선소에서 쇠만 붙이고 살았지, 나무를 만져본 적은 없었어. 그러다 은퇴하고 텃밭 가꾸면서 쉴 자리가 좀 아쉽길래, 버려진 각목이랑 판자 몇 개 주워다가 처음으로 의자라는 걸 만들어 봤어. 톱질도 서툴고 못…
젊은 시절 영도 조선소에서 기름때 묻혀가며 악착같이 일했지. 서른 중반쯤 겨우 마련한 우리 집, 그 좁은 방에 제일 먼저 들인 게 낡은 미닫이 장롱 하나였어. 아내가 헌책방 구석에서 싼값에 업어온 건데, 문 열 때마…
젊은 시절, 조선소에서 쇠붙이만 만지고 살던 내가 누굴 좋아한다고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러운데, 그때는 그게 왜 그렇게 어렵던지. 잉크가 번질까 봐, 글씨가 삐뚤어질까 봐 굵은 손가락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