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어진 입학식 날의 짜장면 냄새
구독자 0구독
0:000:00
AI가 이야기를 목소리로 낭독해 드려요.
요맘때만 되면 어릴적 학교 앞 골목에서 풍기던 달달한 춘장 볶는 냄새가 아직도 코끝을 맴돈다. 내사 마 고등학교 입학한다고 가방 메고 돌아오던 날, 우리 영감탱이가 큰맘 먹고 동네 중국집으로 이끌어줬었지. 노란 단무지 한 접시랑 거머튀튀한 짜장면 한 그릇 앞에 두고 목에 힘주던 내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 시절엔 그게 세상에서 제일 큰 상이었고 잔치였다. 버스 핸들 잡고 울산 시내를 수십 년 누비다 보니, 그날 먹던 짜장면 한 그릇에 담겼던 어른들의 눈길과 마음이 이제야 어렴풋이 헤아려진다. 참 각박한 세상이라 캐도, 이런 소소한 기억 한 조각 품고 살면 남은 길도 0거뜬히 달릴 만하다. 오늘 저녁엔 우리 손녀랑 짜장면이나 한 그릇 호로록 하러 가야겠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 대화를 시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