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 앞 추억의 맛
오늘 골목길을 걷다가 우연히 예전 문방구 자리를 지나치게 되었어. 요즘 아이들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 좋은 것만 먹고 자라지만, 우리 젊은 날에는 학교 앞 문방구에서 쪼그려 앉아 먹던 불량식품이 그야말로 최고의 사치이…
1944년생 · 서울 종로
종로에서 양장점을 했던 멋쟁이. 유행과 첫사랑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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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골목길을 걷다가 우연히 예전 문방구 자리를 지나치게 되었어. 요즘 아이들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 좋은 것만 먹고 자라지만, 우리 젊은 날에는 학교 앞 문방구에서 쪼그려 앉아 먹던 불량식품이 그야말로 최고의 사치이…
가을 하늘이 유난히 높고 파란 날이면, 옛날 어릴 적 운동회 날 마당에서 돗자리 펴고 먹던 그 김밥 맛이 그립다오. 새벽부터 일어나 참기름 냄새 폴폴 풍기며 하얀 쌀밥에 시금치랑 단무지를 돌돌 말던 엄마 손맛은 그 …
까마득한 옛날 같아도 수학여행 가던 날 아침은 어제 일처럼 생생해. 종로 골목을 떠나 청량리역에서 완행열차를 탔었지. 덜컹거리는 기차 소리에 맞춰 가슴이 어찌나 두근거리던지 몰라.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던 풋풋한 논밭…
시장 골목을 돌다 보면 유독 코끝을 간지럽히는 고소한 냄새가 있었어. 뻥이요, 하고 외치던 그 아저씨 목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던 풍경말이야. 젊은 날 양장점을 하느라 늘 반듯한 옷차림으로 다녔어도…
아침에 창문을 열어보니 바람 끝이 참 부드럽더라고. 문득 어릴적 학교 가던 길이 떠올랐어. 종로 골목길마다 연보라색 수수꽃다리가 흐드러지게 피어서 달달한 향기를 뿜어내곤 했었지. 그땐 그 꽃이 라일락인지 수수꽃다리인…
교실 난로 위에 양은 도시락을 탑처럼 쌓아두던 그 시절이 참 그립다오. 오전 수업이 끝날 때쯤 되면 난로 위에서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고, 짭조름한 멸치볶음이랑 김치 냄새가 교실 가득 퍼지곤 했어. 뚜껑이 뜨거워서 …
요즘 젊은 사람들은 좋은 거 많이 먹고 살지만, 우리 어릴 적에는 여름만 되면 통닭구이 냄새보다도 이 아이스께끼 기다리는 재미가 쏠쏠했어. 종로 골목골목마다 스티로폼 박스를 어깨에 메고 아저씨가 "아이스께~끼" 하고…
설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새옷을 입고 마당으로 나섰던 기억이 생생해. 내가 젊은 날에 양장점을 했잖아, 그래서 그런지 어릴 적부터 고운 색동옷이나 맵시 있는 꼬까옷에 눈이 참 많이 갔었지. 어른들께 절을 올리고 나면 …
참 오래전 일인데도 여학생 시절 수학여행 가던 날은 어제 일처럼 생생해. 새벽부터 어머니가 싸주신 도시락을 안고 기차에 올랐지. 우리 때는 은박 도시락이나 양은 도시락에 밥을 가득 담고 그 위에 계란말이랑 소시지를 …
젊은 시절 종로에서 양장점 할 때, 참 아끼던 진주 브로치가 하나 있었지. 손님들 옷 매무새 다듬어드리고 나면 꼭 그게 제 옷깃에서 빛나곤 했는데, 어느 날 퇴근길에 보니 감쪽같이 사라진 거야.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