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회 날 먹던 찰밥과 시원한 감주 한 사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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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이야기를 목소리로 낭독해 드려요.
운동회 날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면 떠오르는 음식이 있지예. 어릴 적 가을운동회는 온 동네가 북적이는 큰 잔치였거든요. 청군 백군 깃발이 펄럭이고 콩주머니를 던지다 보면, 가슴이 콩닥거리며 제일 기다려진 게 바로 점심시간 도시락이었지예. 엄마가 가마솥에 김이 모락모락 나도록 쪄낸 찰밥에 까만 콩이 콕콕 박혀 있었는데, 짭조름한 장아찌 하나 얹어 먹으면 어찌나 고소하고 맛있던지요. 거기에 아껴 먹던 삶은 계란은 운동회 날에만 맛볼 수 있는 제일가는 별미였더랬습니다. 돗자리 넓게 펼쳐놓고 온 식구가 둘러앉아, 목이 메일 때쯤 살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감주 한 사발 마시면 세상 부러울 게 없었지예. 험난한 세월 다 지나고 종갓집 며느리로 평생을 살아내다 보니, 그 옛날 흙먼지 날리던 운동장에서 식구들과 나눠 먹던 그 달달한 밥상 맛이 참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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